나에게 쓰는 편지

아직도 나를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아쉽기만 하다

더 무엇을 알아야
나는 본질적인 보습을
가장 확실하게 발견하게 될
때는 과연 언제쯤일까

어쩌면 영원히
나는 나를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모르고 가는 것이
나의 정해진 운명일지 모른다

어쩌면 그렇게 지나는 시간이
고마울지 모른다

잘 잘못을 덮어주고
그런대로 내 모습을 잃지 않으며
내 마음도 한결같이 지켜주며
살아온 것이 한편으론 고맙다

몇백 년 살아온 소나무도 아니고
몇백 년 지켜온 산과 들과 바다도 아니지만

짧은 세월 속에
이제껏 꿋꿋이 살아온 나는
수없이 격려하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무엇이 뚜렷하게 부럽다고 하지 않지만
무엇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지 않아도
주어진 그대로 마음의 편안은 느끼며
아무것도 부럽지 않은 마음이
나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왔지 않는가

누가 와도 견주지 않으며
남에게 곁눈질도 하지 않으며
살아서 숨 쉬는 것만도 고맙지 않은가

무엇을 바라보기보다
무엇을 위하여 살기보다
나는 나를 바라보며
언제나 나의 위치에 살고 싶다

수없이 격려하며
자신을 사랑하며
어떠한 조건에도 나를 지키며 바라보며
나에게 쓰는 편지를 늘 격려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