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들이 날아간다

날들을 잡아놓고
할 일들을 기대해보지만
쏜살같이 가버린 날들이
나를 쳐다보고 원망하듯 본다.

6월이요
7월이요
8월이요
9월이요

무엇이 다른 것이 없이
날짜만 좀먹듯
하루 속에 나를 맡기듯
헤어나지 못하고

코 박고 숨 쉬는 것 말고
또 무엇이 다른 것인지
하루하루의 긴 날들이
거울을 보고서야 알듯

세월 속에 장사 없듯이
세월에 버티어 보지만
오늘 하루도 말없이
날들이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