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날짜에도 발이 달렸는지
소리 없이 오는 날도 가는 날도
왔다가 갑니다

생각할 시간도 틈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왔다가 갑니다

이만큼 왔을까 하면 어느새
빠져나가며 놀리는 둣 쳐다봅니다
세월은 언제나 생각해도
야속하듯 눈물을 쏙 빼앗아도
뻔뻔스럽게 갑니다

한 번도 타협할 수 없는 세월인 양
밉든 곱든 가고야 마는
고집스러운 운명처럼 뒤돌아 보지도 않은 채

잡을 수 없어 놓치지 말아야 하지만
언제나 보내고 나서야 뒤돌아 볼 때
또 속았지 하며 후회합니다

앞으로 올 날들을 보지 못한 것이
욕심이 많았던 꿈들이 하나하나 지워지기 전에
달려가듯 잡아 보지만
누구나 후회하는 것이 세월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