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닳음 과 송년

늘 있어주는 사랑의 고마움을
떠나고서야 알았어요

싸늘한 겨울에 따뜻한 포대기 한 조각을
덮어줄 사람의 고마움을
내 곁을 떠나고서야 알았어요

일찍 일어나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주는
된장찌개의 구수한 고향 맛의 진미를
이제야 알았어요

손을 잡아주는 손길의 따스함을
못 느끼고 산 것도
이제야 알았어요

별것이 아닌 “당신 왔소 “하는 소리의 음성도
무심코 흘려 버린 것도
이제야 알았어요

모두가 소중히 간직할 참된 마음인 것을
이제야 깨달았소

사랑을 받을 때 모르고 있다가
사랑이 떠난 뒤에야 소중했던 것인 줄
이제야 알았소

어쩌면 진정한 사랑은 모를 수밖에
없는 것도 이제야 알았소

어떠한 것들이든 잃기 전에
찬찬히 신중하게 깊은 마음을
한 번쯤은 돌아볼 수 있었건만
자신을 돌아볼 촌음도 만들지 못한 것을
이제야 알았소

이 모두가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지만
세월이 용서치 않는 것들이 나를 원망하는 눈초리로
무섭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소

어떤 이유이든 되돌릴 수 없는 인생길
앞으로 닦아올 인생의 그림이
밝아오는 새해에
더 화려하게 다가오게 하기 위해 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어떤 이유의 완전한 삶이 아닌
반쪽의 사람으로 만나지 않았는가

그 반쪽의 사람들과 만나
한쪽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자랑스럽게 살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