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눈길

만남은 먼저
눈길에서 와요

만남은 늘 서 있는
곳에서 바라보고 있을 때

만남은
바람결에 음성이 타고오듯

만남은 늘 오고 가는
길 위에서 멈칫하며 서 있을 때

뒤돌아볼 수 없는
불그스름한 얼굴을 막지 못한 체

약속 없는 발걸음이
이처럼 야속하게 떠남을
누가 만들어줄 수는 없는지…

만남은 잡을 수만 있다면
손이라도 뻗어볼까

고백의 말이라도 멀리서
높이 던져버릴까

만남은 조급히 서둘지 말고
언젠가는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