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상처가 있는 사람은
마음을 열지 않으며

자기를 토닥거리지도 않으며
어디에 뚝 떨어진 구석에

머뭇거리며 서 있는
길가에 나무처럼

오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대꾸없는 산을 바라보면서
산이… 말을 나에게 걸어올 때까지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아도

산을 오를 때마다
한마디씩 하는 푸념의 넋두리를

듣고만 있어도
위로의 말보다 침묵이 위로가 된다.

상처가 있어도
모른 척 지나가는 너의 모습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