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

손바닥만 한
화분 속에 흙이

흙이란 생명을
꽤 나 유지하고 싶었던 것인지

온통 흙 냄새를 맡고 싶었던
나의 속셈을 다소라도 위안하려 했던지

매일 보고 있지만
흙 냄새를 잃은 지 오래 이지만

꽃과 어울려 애타게 살아 보려는지
묶긴 생활 속에 나를 보는 듯

한둘이 아닌 모습이
나뿐일까

적은 흙 속에 삶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꽃 한 송이가 대견하다

흙의 명분을 끝까지 잃지 않고
호흡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