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말보다

말보다
걸어온 날들이 더 궁금하오

들어서 아름답고
보아서 아름답고

입에서 나오는 말 이
아름답고

가슴의 품은 마음이
더 아름답고

말 뿐인 사람은
말 뿐인 사람뿐이요

말은 없어도 진실이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을 줍니다

말은 한 마디 지만
보이지 않는 행동은 수 백가지요

행동이 먼저면 감동을 주고
감동은 마음을 움직인다.

사람들의 흉내를 내고

이기적인 것만
알고 나를 지켰습니다

나만의 삶이
다른 사람들의 흉내를 내고

세상 따라 사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아름답게 사는
방법은 몰랐습니다

내 전부의 삶이
이것뿐인지 느낄 때

늦었다고 하지만
다시 찾을 수 있는 것은

인생의 아름다움은
나에게 있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어울려 웃어주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속 말

한 사람에게 말하면
속 이 시원하고

두 사람에게 말하면
속이 뚫리고
세 사람에게 말하면
앞이 보이고

네 사람에게 말하면
긍정이 오고

다섯 사람에게 말하면
소망이 온다

근심의 마음이란 싸 두지 말고
털어놓아야 한다.

지금은 행복한 걸

슬픔이 몇 번 와야
기쁨이 올까

아픔이 몇 번 지나야
기쁨이 올까

눈물을 몇 번 흘려야
기쁨의 눈물이 오는 것일까

오고 있을 행복이
더 이상 비겨 갈 수 없듯이

나에게 머물고 있을 때
슬픔과 고통이 오고 난 뒤에

기쁨과 행복이 수없이 밀려올 때
미쳐 몰랐던 날들

웃고 있을 내가
지금 행복할 걸

얼마쯤 지나서야
알 수 있는 것처럼

슬픔도 기쁨도 오고 가며
웃던 날들을 기억하니 더 행복한 걸….

오월을 가져 보고싶다

오월을 가져보고 싶다
구름도 따 오고
바람의 숨결도 흠뻑 마셔보고 싶다

꽃향기에 얼굴을
파묻고 싶다
그리운 사람과 함께

불러 보고 싶은 이름을
두서없이 던지며
파란 하늘 위에 마음을 뿌리고 싶다

하늘 위를 마음껏
휘저으며
갈 때 안갈 때 싸 데고 싶다

누군가 휘어잡을 수 있는
내 마음을
누가 잡아 줄 수 있을까

오월의 태양빛이
눈을 황홀하게 하며
오월을 마음껏 갖고 싶다

흙냄새

손바닥만 한
화분 속에 흙이

흙이란 생명을
꽤 나 유지하고 싶었던 것인지

온통 흙 냄새를 맡고 싶었던
나의 속셈을 다소라도 위안하려 했던지

매일 보고 있지만
흙 냄새를 잃은 지 오래 이지만

꽃과 어울려 애타게 살아 보려는지
묶긴 생활 속에 나를 보는 듯

한둘이 아닌 모습이
나뿐일까

적은 흙 속에 삶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꽃 한 송이가 대견하다

흙의 명분을 끝까지 잃지 않고
호흡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눈 떠 보면

자리에 들기 전에
듣던 음악 소리는

아기의 울음소리로
바뀌고

꿈속에 침대 위는
기저귀 뿐이고

꿈속의 사랑은
어딘가 도망가고

몸의 치장조차
흩어져 있어

사는 맛이
이것 인지

눈 떠 보면
나의 인생은 없고

쌓여진 일과
할 일 뿐이다

쉬어 갈 수 있는
마음은 언제쯤일까?

사랑의 성품

누가 사랑하라고
누가 사랑해야 한다고
누가 먼저 사랑하니까
나도 사랑해야 한다고

누가 사랑을 했던
누가 사랑을 나누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 몸속에 배여 있는 것처럼

남 따라 하는 사랑도 사랑일까
보이기 위한 사랑도
흉내라도 해보는 사랑
입술로만 하는 사랑

사랑하는 마음은 이미 정해진
오래전부터 익숙한 사랑이
누구의 눈치도 아랑곳하지 않는 체
마음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
마음속에 주님의 사랑이
넘치도록 채워 주시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는 눈물과 함께 태어난 분이다
어머니의 손은 우리를 위하여 만드셨다

어머니의 발은 우리를 바른길로 가게 하기 위하여 만드셨다
어머니의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최상의 사람으로 만드셨다
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마음은

내가 아닌 어머니의 마음이다
눈을 감았을 때 나 뜨고 있을 때나

위험할 때나 기쁠 때나 꼭 나타나시는 어머니의 얼굴
어머니의 세 글자는 누구나 잊을 수 없다.

오월의 하늘

오월은 파란 하늘만 보고 싶다
어떤 상처든 떨쳐 버리고
남아 있는 한 조각의 근심이라도
바다위에 띄워 보내고 싶다

오월의 바람은
찌꺼기의 마음들을 날려 보내고
지나간 날들의 미련은
또 다시 담지 않으리

오늘만큼은 높은 하늘을 보고
마음을 달래며
언제나
오월의 태양은 나의 태양처럼

모든 생명이
다시 손을 불끈 쥐고
더 아픔이 있어도
희망의 오월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