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인가

누구인가에게
내 마음을 알리고 싶다

시간이 갈수록 줄어져 가는
입술의 움직임이

여름 한나절 뙤약볕에 말라져 가는
나뭇잎처럼

누굴 만나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입술>눈빛으로 알리고
마음으로만 알리고 싶은 것일까

쌓이고 쌓인 말들을
겨울낙엽 잎을 한군데 모아

훨훨 불로 태우고 싶은
사연들일까

끝내 하소연할 수 없는
가을밤이 오기 전에

어제보다도
오늘이 있기에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지

묻어둔 말이
나를 말하듯 내 마음을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