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나무 한그루는
그 앞을 지니 갈 때마다
쓸쓸하게 시선을 뿌리고 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세월만큼 쌓아둔 침묵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나무는 입이 없어 말을 못 해도
보는 눈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훑고 있다
일일이 들춰 내어
뒤돌아보지 않아도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미련을 버리고 잘못된 것일지라도
지워버리고
바람이 훑고 간 자리에 상처가 남아도
마음을 달래며
변함없는 사랑이
쓸쓸함을 이기며
우뚝 선 나무한 그릇이
오랫동안 침묵이
마음까지 뚫어 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