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빨간 꽃잎을
흔들어 대는 봄바람은

짓궂게 꽃잎을
찢어 놓고 간다.

누굴 잡고 말 한마디 하소연도
내뱉지 못하고

봄바람 등쌀에 밀려
나를 찢고 가는지

그래도 꽃잎이 하나가
후회도 없이

왔다가는 봄바람이
누구인들 막을 수 없어

찢고 간 꽃잎의 마음을
소리 없이 달래며

매년 오는 봄바람 있어
꽃향기를 날려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