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세상이 싫다고 하는데
너는 머리 쳐들고 나와야 하는 이유라도 있니
기다려주는 님이라도 있니
너의 연약한 모습을 송두리째 드러내놓고
꼭 세상 밖을 나와야 했는지 궁금하다
바람이 세게 몰아쳐 올 때면 잎이 찢어지고
갈 바를 모르고 머리 쳐들고 나올 네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니
따뜻한 봄의 계절을 뿌리칠 수 없어
나와의 약속보다 끈질기게 살아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기에 왔니
아무도 모르게 바람 따라 세월 따라온 것처럼
혹시 반겨주는 사람을 찾기 위하여
이 봄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되어 왔니
오고 가는 세월을 뿌리칠 수만 없어
또 오고 가는 것인지
알 것 같으면서 모르는 인생처럼
그냥 왔다가 가는 것인지
아무도 맞이하는 사람은 없어도
하늘의 따뜻함과 빛은 나를 줄기차게
사랑해주고 있기때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