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 바윗돌

모퉁이의
바위 돌이 유난히
눈앞에 멈춘다

바람에 깎이고
뜨거운 태양빛이
수 없이 쏟아부어도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삶을 달래듯
지친 마음을 위로 하듯

우뚝 선 콧날을 세우고
의기 양 양 하듯
응시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움켜잡았던 날에도
부모를 떠나 보냈던 날 도

이곳을 지켜
보았던 날들을 기억 하며
몇십 년의 수고를 함께하며

이제껏 슬픔과 애통이
기쁨과 희망이
이 모퉁이 바윗돌과 함께했다.

고통을 피할 수 있다

세상의 소리는
눈 뜨면서부터 들려와요

세상의 소리는
자주 싫증 나는 소리뿐

실망의 소리
웃음이 없는 소리

귀는 때때로 즐거워도
마음은 즐겁지 않은 소리

상상도 못하는
꿈속에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다

아름다운 새 소리
봄바람을 타고 오는 바람 소리

꽃봉오리가 터져 나오는
꽃봉오리의 소리

졸졸 흐르는 산골짝에
물소리

세상의 묻혀 있을 마음을
잠시 꿈속에 던져 보고 싶다

꿈속에 아름다운 소리가 있고 꿈이 있기 때문에
용기가 나고 고통을 피해 갈 수 있다.

빼앗기는 마음보다

마음은 자주
사랑을 빼앗기는지

사랑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람처럼 가버리는지

메마른 감정을 회복하기 위하여
착한 근성을 되찾을 수 있는지

빼앗기는 마음보다
먼저 주고 마음을 돌려야 하는지

부드러운 마음을 먼저
선택하여 나를 사랑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의 조건인지

조건 없이 줄 수 있는 사랑은
서로를 기쁘게 하는지

언제쯤 어디서
남을 위한 풍습이 물결처럼 오고 있을지

먼저 이해가
나를 부드럽게 눈을 뜨게 하는지

사랑은 하지 않아도
빼앗지는 말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