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당신들이 얘기하는 인생은 몰라도
하늘에 대한 고마움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늘 푸른 잎을 자랑했소

당신들이 얘기하는 고통과 슬픔은 몰라도
추운 겨울이나 싸늘한 바람이 몰아쳐도
언제나 이 자리에 서 있어야 했소

당신들이 얘기하는 기쁨과 즐거움은 없어도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만도
보람으로 알고 서 있어야 했소

당신들이 얘기하는
어떠한 보람이 뚜렷이 없어도
말없이 서 있어야 했소

긴 날들을 하루같이
이 자리에 지키고 살아야 하는 것도
운명이 아닌 운명처럼 알고 살아야 했소

당신들이 얘기하는
짧은 인생이야말로 가소롭구려
당신들이 가끔 하는
발로 차고 싸우고 욕해보시오
어느 것도 대항 없이 그저 웃고만 있을 뿐이오

당신들이 얘기하는
삶이란 짧게 사는 동안
사랑을 넓은 마음으로 품고 살았으면 했소.

우리의 마음

내가 네 마음이 되어서도 안 되고
네가 내 마음이 되어서도 안 되는가

우리의 생김새와 모습은 다르지만
우리가 천 가지도 넘는 마음의 소유자인 것을 보면

한 가지의 마음을 지킬 수 없듯이
천 가지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분이 누구이신지 아는가

천태만상의 우리들의 모습이
무엇인지 단언할 수 없는 마음이고 보면

포기할 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들여다보고 더 깊이 알고자 하지만
그 마음의 소유자는 내가 아니고
또 다른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아는가

우리 자신을 조금이라도 알려고 하면
알듯 보일듯하지만 전부의 소유자는
오직 한 분인 것을 아는가

내가 내 힘으로 지혜로운 처방을 찾고 있지만
더 깊이 알면 알수록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아리송하게
자신 속에 빠져만 가는 미려한 자신인 것을 아는가

모든 것을 지혜로, 지식으로 사람의 힘으로 할 수는 없지만
주님은 모두의 마음이 내가 네가 될 수 있고
네가 내가 될 수 있다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네

언제나 주님과 함께하는 마음은
건강한 우리의 마음과 동행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