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길

야속하기만 한 날들
등에 업고 가야 하는 세월
눈 뜨면 달려가야만 하는 길

매일 밟고 가도 고맙다고 말 한마디 없이
걸어가는 길 위에
오늘은 무엇을 남겨 놓고 가는지

아침에는 희망찬
마음의 어깨를 펴고 가지만
돌아올 때는 힘없이 돌아오는 무거운 발길

길가에 포장마차의
아주머니의 말이 위로가 된다
실망하지만 오늘만 있는 날이 아니니까

내일이 있기 때문에
내일이 만남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꿈이 있기 때문에

모두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걷고 또 걸어야 하는

길이 있기 때문에
펑 뚫린 마음의 길이
내 앞에 오기 때문에

오월의 꽃

꽃도 스킨십을 좋아한다
손등으로 살짝 가까이 스킨십을 하면
그냥 바라보는 마음보다 더 다정하다

얘기를 나누지는 못해도
얼굴을 쳐들고 말을 걸어오듯
추운 겨울을 숨죽이고 기다렸던 때를

오월의 꽃향기는
마음이 아파도 감추며
향기를 고이 간직한 체

자랑보다
아름답게 보아주는
오월의 꽃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혹시 임이라도 만날까 하여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오월의 만남이

얼굴을 붉기며
따듯한 태양의 온기가
온몸을 감싸며

오월의 꿈을 한껏 안으며
또다시 돌아서지 않을 실망에
마음을 굳게 오월의 꽃처럼 피어나리

마음마저 뚫어 보는지

강가에 나무 한그루는
그 앞을 지니 갈 때마다
쓸쓸하게 시선을 뿌리고 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세월만큼 쌓아둔 침묵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나무는 입이 없어 말을 못 해도
보는 눈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훑고 있다

일일이 들춰 내어
뒤돌아보지 않아도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미련을 버리고 잘못된 것일지라도
지워버리고
바람이 훑고 간 자리에 상처가 남아도

마음을 달래며
변함없는 사랑이
쓸쓸함을 이기며

우뚝 선 나무한 그릇이
오랫동안 침묵이
마음까지 뚫어 보는지

소유의 마음

짜증스런 마음은
자주 입는 옷도 맞지 않아
옷에 대하여 불평을 털어놓으며

자기 마음에 왜 못 맞추는지
투덜거리며 이리저리 바꿔보는 마음을
흔들어 보지만

마음은 내가
나답게 맞추어 생각할 수 있어야 이해하며
내가 내 마음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다

스스로 따돌림을 만들지 말고
마음도 내 것이 아닌
서로 나누어야

모든 게 이루어지며
조금이라도 마음의 소유 권한을
내가 전부가 아닌

또 다른 사람과 공유할 때
서로 마음이
끝에 가서는 보람이 내게 온다

이렇게 살아도

매일 서둘러 오는 시간들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무거운 마음의 아침

마음속으로
5분만 늦추어도
훨씬 마음이 가벼운

이렇게 살아도
끝에 가서는 무엇 때문에 살았는지
궁금하다

궁금함을 풀기 위하여
매일 수고하고 있는지
오히려 궁금함이 있어 존재하는지

미련하게도 맞지 않은 옷을 걸치고
활개 치며 사는 모습이
누구의 모습일까

다시 돌아봐도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도

놓아야 하는 마음이
허전함에 빠져 방황을 잃고 있는지
이제 고만 미련 없이 놔 버려야 하는 마음

봄 여름 가을 겨울

봄은 눈을 유혹하고
꽃들은 마음을 빼앗기듯
다시 돌려놓을 수 없는

사랑을 남겨놓고
언제 사랑이 왔다 갔는지도
모르게 숨어버린다

여름은 몸을 즐겁게
태양의 뜨거움이 바다를 부르고
몸을 벗기고 젊음을 만끽한다

가을은 가슴을 달래며
묻어 놓았던 그리움을 들춰내듯
생각의 꼬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겨울은 쉬고
잠들게 하며 새로운 날들의 꿈을
펼쳐 보려는 꿈을 바라보고 있다

나의 친구

나는 친구에게 속았지만
난 괜찮아요

나의 곁에 친구가 떠나도
난 혼자 아니기 때문에

눈물을 흘릴 때도
가슴 아파 죽을 것만 같아도

내 생명을 지켜주시는
주님이 계시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주신 주님

나의 영원한 동반자 내 구주 예수

내게 묻지 마세요

내게 묻지 마세요
내 잘못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내 잘못과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어요
지금의 잘못 한 가지만 보지 말고
좋은 곳을 보고 칭찬하여 주세요

훌륭한 사람은 어딘가 다릅니다
지금이 내가 경험할 때입니다
지금이 방황할 때입니다
지금이 나를 훌륭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참고 있는 나를
용기 있게 격려해주세요

시간이 지나면
영광의 꽃다발이
나의 가슴에 안겨 웃고 있을 나를 바라볼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나의 꿈을 잃지 않은
내 의지가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처럼 바다처럼

눈으로 마음을 보면
가슴을 뛰게 한다

솟아나는 풀들 속에
코스모스 꽃이 피고

잠자고 있던 마음이
봄에 향기 속에 깨어난다

들판의 꽃들이
마음을 넓게 한다

빌딩 속에 눈을
잠시 바깥쪽으로 돌려보면

보이는 세상이
하늘처럼 넓고

바다처럼
깊고

내 마음의 넓이는
얼마나 될까

내 마음의 크기는
하늘처럼 바다처럼

크고 넓은 마음으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고 있을까

3월의 기쁜 소식

1월의 꿈은 지나가고
2월의 꿈은 다시 오겠지
3월의 꿈이 봄과 함께 오겠지

속고 사는 세월
날짜보다 어제나 오늘이
똑같은 걸

그래도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는
빈손 들고 오지 않겠지

무슨 소식이든
하나쯤은 입에 물고
꿈을 싣고 오겠지

기쁨 소식 전하는
편지통이
내 마음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