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불빛이 없을 때는
달빛 따라 길을 걸으며

수줍은 달님은 구름 속에얼굴을 감추며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를
못 본체 지나가며
흐르는 강가에
또 하나의 달이 물결 따라

내 뒤를 졸졸 따라오며
오늘은 사랑을 고백해야겠지 하지만

달님이 허락하실지
달님이 도와주실지

커다란 마음을 품으신 달님은
내 편이 되어 주셨으면

이번 추석은
잊지 못할 달님과 약속을

꼭 지키며
평생 함께하는 내 마음의 달님이

내 곁을 떠나지 않으며
행복하게 꿈을 꾸게 하여 주시겠지

변하지 않는 계절

언제 오실지 모르는
임의 소식을
날짜와 관계없이 기다리지만

가을의 소식은
기다리지 않아도
옷깃을 여미게 한다

또 한 번 속고 온 세월을
모른 체 책망도 없이 감추며
에누리 없는 날짜와 시간에
쌓아져 가는 부담은
나의 책망을 포기한 듯

홀로 있기에
기다림은 나의 사치인 듯
그냥… 바라보며

짝을 맺었다 해도
즐거운 소리는 짧고
서로 낮추지 않는 소리는 높고

마음은 어디 가고
등 돌리고… 눈 돌리니
변하지 않는 계절은 나를 위로할 뿐…

하나씩

나를 꼬집어 보지만
느낌이 온다
나를 어디로 끌고 가지만
도착해야 할 곳을 모른다

생각과 몸이 이별한 것도 아닌데
생각은 생각대로몸은 몸대로
긴 길을 걸어가야 하는

무엇을 서로 버리지 못하고
무엇의 뜻이 무엇인가
욕심의 굴레 속에
생각을 꿰매듯 조각을 부쳐 보지만

언젠가는 떨어져 나갈 것에
매달리고 있는지
오늘 하루는
오늘 하루 것만도 충분하다

내일은
두세 개 마음에 달지 말고
매일 하나씩만도
행복하다

9월의 향기

밤나무에
밤송이들이
10월을 향해
터져 나올 것 같은 모습으로
눈길을 모으며

아침 이슬비에 젖은 풀잎들이
가을을 재촉하듯
땅속에서 나오는
자연의 꽃들이 평화를 주는
선물인 듯

아침 안개의 산은
그림 한편을 그리며
고향을 더욱 그리워해야 하는
이런… 곳에서
이렇게 자연과 함께 살았으면

산을 보고
파란 하늘을 보고
호흡하며 가슴을 펴고
떠나고 싶지 않은 이곳에서
9월의 향기를 맛본다

모두의 내 마음을

긴 날이라고 생각했던
날들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꿈이 아직 남아 있거니 생각했지만
꿈이 웃고 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는 꿈이

측은하게 보는 것이
가슴 아프다

멀리 떠나려는 마음을
두리번거리고 찾고 있지만

마땅한 곳이 어딜까
아직도 머물고 있어야 하는지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나는

내 인생보다
남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모두의 내 마음을
남에게 나누어 줄 때인지

나 한 사람

마음은 내 마음 같지만
손은 손대로
발은 발대로

눈은 눈대로 세상에 돌리는 눈들이 많아
요리조리 움직이며 방황을 휘어잡고 있다

믿을 것이 없는 마음이
내 마음속에 자라고 있는지
할 수 없다는 핑계 속에

마음 하나 간수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수습 없이흔들이며

하루가 또 오지만
후회 없는 내일이 올까

하지만…변함없이 살아온 나를꾸짖을 사람 없고

내 마음은
내 마음일 뿐
나 한사람일 뿐이다

8월

바닷물과 춤추는
뜨거운 태양을 만난
청춘의 뜨거운 사랑처럼

파도 소리는
잠자고 있는 마음을 열개한다
구김살 없는 마음을 8월 하늘 아래
마음껏 펼쳐 본다

부끄러움이 없는
몸을 자연에 맡기고
미워했던 마음을 씻어 버리며
마음껏 웃을 수 있어

순간 순간마다
행복이 오는
하늘 아래 부러울 것이 없는 마음이
오래 머물고 간직하고 싶다

8월이누구에게나 골고루
행복한 마음을
나누어 주고 싶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내가 나를 잊을 때는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나를 잃을 때는
바다를 보고 있다

잠시생각을 멈춰 있다 해도
다시 떠오르는
저… 태양 빛은 막을 수 없어

잠시 눈을 가리지만
영원히 떠오르는 태양 빛은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뜨겁게 불을 붙여 주는

마음은 용기 있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는… 올 수밖에 없는 어려움은
피하기보다

오히려 마음을 달구며
마음에 불을 켜
끝이 아닌
지금부터 다시 시작할 뿐이다

마음을 잃어갈 때

마음을 잃어갈 때는
혼자라고 생각할 때다

마음을 잃어 갈 때는
동떨어진 마음을 허공에 달아 놓고

달아놓은 마음을
누가 쳐다볼까 두려움이 있을 때다

두려움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릴 때다

꽃들도 사랑을 받기 위하여
무거운 흙과 싸우며 피어난다

사랑은 향해
사랑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어려운 뚫고 나오기까지
나를 잃지 않고

용기 있게
당당히 얼굴을 쳐들고 나온다
아름다운 젊음은… 나의 가장 귀한 기회다
나를 떠나서는 아름다움이 없으리…

싫은 소리 할 때도

마음을 속이지 말고
겉 다르고 속 다른

순간이라도 마음을 속일 수는 없다
싫은 소리를 할 때도

좋은 소리를 할 때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마음에 중심을 잃지 않으며
마음보다는

정신의 의지가 나를 점령하며
내 갈 길을 스스로

내가 올바르게 가고 싶다
융통성없는 마음이 고통스럽고

환영받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이익이 없어도

한 사람의 올바른 마음이
두 사람을 만들 수 있고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