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뚫어라

잘한다 해도
마음이 막힐 때가 있다

마음이 막히기 전에
마음을 속 시원하게 뚫어야

마음은 소리로 뚫어야
노래를 부르고

땀이 나도록 뛰고 운동해야
땀 냄새를 맡으며

막혔던 혈을 넓게 확장하며
마음을 넓혀라

생각이 뚫리고
기가 솟는다

기가 살아야
물줄기의

산이 마르지 않고
산에 나무가 살고

내가 좋아하는
꽃이 핀다

뚫어라 마음을
더 넓게 뚫어라 내 마음을….

너와 나의 눈동자

낙엽 잎이
나뭇가지에 달려 있을 때는
아름답지만 떠날 때는 내 마음 한 부분을
떼어가는 마음을 가슴에 남겨

지난 가을밤에는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나뭇잎을 보았지만
바람이 가지를 꺾어 날려보내니
내 눈앞에 보이지

작은 잎 하나가
고개 쳐들고 왔다가
견디지 못하고
말없이 가버린 것인지

올 가을은
바람아 불지 않았으면
아름다운 가을
붉은 나뭇잎을

너와 나의
맑은 미소로
눈동자를 마주치며
이…가을 하늘을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다

너를 사랑했기 때문에

감출 수 없는 마음이
민망하게 터져 나오는

봄의 향기 속에
임의 그림자라도 매달려 보려는지

드려다 볼 수 없는 마음가지
훔쳐 보려는

야릇한 마음을 꼬리를 달고
휘둘러 보는

물고 늘어지는 생각을
또 달고 버리지 못한 마음

봄꽃과 함께 마음껏
꿈꾸고 있는지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하는 나만의 아품을

홀가분하게 비워보면 어떨찌
누구나 한 번쯤은 격고 있을 뿐

너를 사랑했기 때문에
나를 놓아 주는 아랑이 아름다운 것인지

흔적

당신의 쓰라림을 알고도
그냥 갑니다

세월이 지나도
한 사람의 아픔은 남습니다

누가 생각을
부탁하지 않아도

생각은 지울 수가 없어
가슴에 남습니다

지나치게 머리에
가슴에 혹처럼

생각하면서 살고
생각하면서 잊으려 하지만

사랑이 만들지 않아도
오기 때문입니다

흘려보내기가
이처럼 아픔이 있기에

흔적의 아픔을
또 지우고 또 지웁니다.

꽃봉오리

수줍은 모습으로
밤에 왔을까

내가 잠자고 있을 때
왔을까

언제 와서 내 마음을
두드리고 있는지

마음 설렘을
이유 없이 노크하며

파란 봄 하늘 위에
그림을 그리고

동백꽃이 앞가슴을
풀어헤치듯 달려오는 듯

경험하지 못한 설렘이
가슴 뛰게 하며

봄을 맞이하는 마음이
얼굴 붉히며 터질듯한 마음을 감추고 있다.

봄이 오는 오월

나무뿌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파란 잎사귀 위에 꽃을 싣고
바람에 따라 나선다

모래알이 바람에 날리고
한구석에 피는 꽃 한 송이

눈길을 멈추게 하며
외롭기도 하지만

새들이 오고 가는 바람결에
봄이 오는

잊지 않고 전해오는
오월에 꽃향기

나를 돋보이게 하며
들판에 홀로 서 있을 때

가는 날 자는 몰라도
년 수는 몰라도

피고 지고 하는 꽃들이
하늘이 보고 있어 위로가 된다.

가을

가만히 있던 마음이
바람 소리에

외로움이
울꺽 솟곤 한다.

사람이
사랑을 찾는 이유는

사람이 사랑으로 태어났기 때문인가 보다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 때

유난이 달래야 하는마음이
가을이 오기 때문인가

언제 숨었다가
쏜살 같이 나오는지

가을이 오는 이유를
또 겪어야 하는지

가을이 있기 때문에
또 한 번 나를 철들게 한다.

만남

아직 떠나지 않은
식지 않은 마음의 사랑이

찾지 못한 만남의
사랑이

어느 구석진 곳에
햇빛이 잊지 않고 지나가듯

바람이 불고 지나가도
밤에는 달빛이 위로하고

낮에는 꽃들과 벌들이
나비들이 친구가 되고

기다리는 임이 올 때까지
언젠가 오겠지

사랑의
감정이 마르지 않으며

계절 따라 웃고
계절 따라 옷 갈아입고

위로할 사람이
따로 없어도

만남의 마음만은
가슴 설레며 간직하고 있는지….

눈빛

언제나 내 마음을
뒤로 접어 두시고
눈빛조차 멀리하시며
구름이 지나가듯

흘러가는 바람처럼
흘러 버리시는 마음을
언제나 잡을 수 있는지

내 마음에 언제 오실지
모르고 있기에
봄의 향기라도 맡을까 하여
꽃잎을 따다 코끝에 담아 보지만

임의 향기처럼
마음을 흔들어 놓치는 못하고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고
진작 놓아 버려야 하는 마음을 채찍질하듯

눈빛만이라도
가끔 주시면 어떨지
내 마음 아실까
봄바람이 가슴을 파고 살랑거린다.

아침 이슬처럼

미리 볼 것 같은 마음의
꿈이 있기에

꿈꾸며 가는… 보일 듯 말 듯
눈앞에 아롱거리는 아침 안갯속을

걸어가는
나 한 사람의 마음은

두고 온 사랑의 마음을 찾을까 하여
걷고 있고

상큼한 봄의 꽃향기가
고요한 아침을 불러오면

저마다 불 쑥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을 쳐들고

아침이슬 속에 첫 인사를 하며
반가이 맞이한다

또 오고 또 와도
싫지 않은 당신 곁에

눈 뜨면 빨리 오고 싶어
첫 아침의 이슬처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