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나의 웃음 없는 얼굴이
너에게 보일까 봐

보고 싶어도 가까이 갈 수 없는
나의 마음

까칠하고 화장기 없는 얼굴이
너에게 옮겨질까 봐 떳떳이 볼 수가 없는지

아침 이슬도 지나간 풀잎처럼
시들고 있는 모습인지

땅속에서 깨어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나도 깨어났으면

봄의 장단에 맞추어
훨훨 날라 꽃의 향기를 뿌리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웃고 있는 꽃들의 얼굴을 보고

용기 있게 다시 활짝 웃는 얼굴로
너와 내가 함께 웃고 싶다

눈을 감고 웃는 미소

미소는 겉으로
치장하기보다

눈 감고 어둠 속에서 나만의
미소를 살며시 지으며 웃어본다

가식적인 미소보다
진정 나만의 미소를 눈을 감고 지으며

눈을 뜨고 세상을
샅샅이 뒤집고 보는 눈보다

겉으로 볼 수 없는
어둠 속에 눈을 뜨고

내 마음을 올바르게 보는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에 잘못 보는 눈보다
어둠 속에서 생각하는 눈을 뜨고

어둠 속에서 빛이 되는
밝은 눈을 뜨며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나의 미소가…

얘기해요

할 말이 무엇인지
소원대로 들어줄게

문자는 풍성해도
다정한 말은 말라 버리고

눈치로 몸짓으로
멋대로 느끼는 데로 자기 것만 존재하는 듯

나만 좋으면 그만인지
나만을 위한 세상처럼

혼자만의 생각이
외로움을 몰고 오는 외딴 섬처럼 있지 말고

함께 어울려
속을 풀어가며 웃고 살아요.

속 시원하게 털어놔요
나의 친구가 돼 달라고 부탁해요

얘기해요 내 소원도
네 소원도 들어가면서 웃고 살아요.

꿈에서 보는 사람

꿈에서 보는 사람은
아름다워도 지나가면… 그뿐
마음이 있어도
마음이 있는지를 모를 뿐

생각하고 있어도
얼굴은 그림자일 뿐
멀리 꿈에서
보고 있는 미련일 뿐

마음에 눈동자를
내 마음에 담아놓고 싶지만
마음 한구석이라도
잡아놓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마음을 놓쳐 버리곤 할 때
아름다운 꿈을 꾸며
그리워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

눈이 올 때면 그리워하고
비가 올 때면 마음 달래며
봄이 올 때쯤 내 마음 알려나.
못 버리고 있는 마음을 잊고 있을 때가 더 아름다운 것인지

꽃 한 송이

세월이 갔어도
마음마저 가버린 것은 아닙니다.

느낌이 없어도
마음마저 닫아 버린 것은 아닙니다.

멋진 날이 오면
멋진 나의 모습을 간직한 채

잊지 않고 있는
나의 모습을 간직한 채

마음만은 버리지 않고
지금도 옛 생각뿐입니다

늦기 전에
기다리고 있는 꽃 한 송이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기에
언제 올지 모르는 임의 봄꽃 한 송이를

나도 모르게
마음에 담아 두고 있습니다.

눈 eye


눈은 보는 대로
눈 속에 담아 두지만

마음은 좋은 것을 보아도
다르게 담아 두려고 한다.

눈은 아름다운 것을 보면
그리워하는데

눈은 맑고 깨끗한데
마음은 맑고 깨끗한 마음이 없는지

눈은 담아도
마음이 아름답지 않으면 담지 말았으면

마음이 아플 때는
눈은 눈물을 흘려주는데

눈은 언제나
눈물로 사랑을 주는데

마음은 눈물도 없이
냉정하고 야속하게만 하는지

마음도 눈처럼 마음이 아플 때는
함께 울어주고 사랑을 줄 수 있는지…

끼가 있어야

숨어 있는 끼를 놓쳐 버린 것을
이제야 알 것 같은
감추어진 끼가
아쉬움만이 남아 있을 때

가고 있는 세월이
묻혀 버린 날들이
용기가 없어
묻어두고 있는지

세월이 나를 바꿔 놓기는
아직도 주저하며 망설이고 있는지
절반의 넘은 삶을
모르고 지난날들이

더… 아름다운 것인지
그리워하며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운 것인지
남다르게 끼가 없어도
재주가 없어도 웃음이 끼고

즐겁게 사는 것이 끼고
모두가 특별한 끼가 없어도
나 만에 끼가 나의 끼고
나만의 행복이 나의 끼인지

마음을 채워 놓을 수 있는 것은

한 끼의 양식일까
보이지 않는 희망일까
보이지 않는 꿈일까요

한 구절의 따뜻한 글 한 줄일까
보기 좋은 한 폭의 그림일까
삶을 풍부하게 하는 물질일까

싫지도 좋지도 않은 친구일까
도대체 무엇으로 마음 가득히 채울 수 있을까

도대체 나는 나를 모르겠다
수십 년 자신이 살아왔지만
나는 나를 모르겠다

내 마음의 정체를 알아서
무엇으로 채워야 마음의 야릇한 것을 알 수 있을까
누가 내 마음의 중심을 갖고 있을까

바람결에 날아온 꽃잎의 사연도 아니고
친구의 위로 한마디도 아니고
나의 마음을 흡족하게 채워놓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누가 나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또 나의 마음과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까

어떤 여인의 사랑 대화일까
어떤 지도자의 위로 말과 체험의 말들일까

누군가는 그 허전한 마음들을 채우기 위해서
지금껏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가

그 허전한 마음의 갈등을
채워놓기 위한 나의 갈등일까
무엇을 어떻게 하면 서로 위로하고 사랑하며
그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을까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하여
실수하고 또 실수하면서 살아오지 않는가
본능에 가까운 허전함을
끝없이 채우려 하고 있지 않은가

바라볼 수 없는 것들을 끝없이 바라보며
자신을 허공 속에 내 던진 듯한 나날들을
이제는 맺고 좁은 길 위에 걷고 싶다

나를 진정 찾고 싶다
내 마음의 정체를

마음에 씨앗

나는 새 마음을 보았다
기적의 마음이 있는 것을

내 마음에 씨앗을 보았다
크게 꿈꾸고 있는 씨앗을

지금은 보잘것없는
씨앗 하나지만

눈에 띄지 않은
먼지와 같은 존재지만

이렇게 큰 꿈을 품고 있는
마음의 씨앗을

새해부터
더 빨리 자라게

온 힘을 다하여 한 생명 안에 씨앗이
얼마나 위대한 것을

하늘에 뜻을 받아
땅 위에 아름답게 심어 놓으리.

태양을 만나리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니
새로운 마음이 온다.

일 년 열두 달 뜨는 태양도
새해가 오는 오늘만은 새롭다

가슴을 열고 긴 호흡 속에
올해는 나의 해로 가슴을 펴고 싶다

온몸에 기를 태양과 함께 받으며
내게 옮겨 오도록

행운은 나를 만나고
행운은 나를 쫓아오도록

기다리고 있는 기회는
나를 만나고

때는 나를 피할 수 없이 만나고
기다리고 있는 자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찬란한 태양의 빛은
나를 피할 수 없다.

태양을 만나리라
큰 꿈을 말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