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숨소리

여인의
숨소리는 깊이가 있다

그냥 나오는 소리 같지만
흐름이 있다

토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간직하고 있을까

쓰라리고 찢어져도
가슴에 안고 있을 뿐

태양은 나뭇잎을 마르고 타도록 해도
뿌리는 온기와 생기가 있듯이

스스로 치료하며
자연에 맞추고 있을 뿐

여인의 숨소리는
자연의 조화 속에 흐름에 호흡하며

하루하루
어떠한 고통이 있어도 감추고

나를 감싸고
나를 위로하며 지루함도 없이 가고 있을 뿐이다.

그림 속의 여인

언제 봐도 부담이 없다
혹시 화가 나는 모습을 보여도
늘 미소로 응답한다

현실이 아닌 그림 속의 여인은
서로의 다툼이 없이 미움도 없고
한 번도 화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그냥 그대로
나를 바라보며미소를 짓는다

서둘러 재촉하지 않으며
짧고도 짧은 인생의 잘 잘못을
재촉도 책망도 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

자식에 대한 미움과
남편이나 아내에 대한 미움도
자신에 대한 미움도
그 어느것도
다 이해하는 넓은 마음이다

고부갈등의 미움과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고뇌도
침묵으로 답하며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다가올 고통도 질병도
생각의 변화도 생각의 이데올로기 차이도
모두를 감안한 체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
그림 속의 여인이
망상일지라도
아니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나 자신을 이해해주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우리는 서로서로가
고통 을 만들어가며 살 것인가
그림 속의 여인처럼
아름답게 만들어 가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는 그 이상적인것을
가져서도 안되는 것일까

이제는 더 스스로
아귀와 다툼과 미움과 질병과
고뇌를 탈피하게 만들어 가는
그 이상의 우리들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저 보이는 푱화스러운 여인의 그림처럼
아무 대꾸도 없지만
그 여인의 모습처럼 많은 사람들을
미소와 아름다움으로 보며 느끼고
그냥 그대로 아름답게 살아 주었으면 한다

그냥 살면 어떠할지

마음을 열기 전에
눈이 먼저 떠진다.

피로한 눈으로 세상을 보니
마음도 피로하다

손바닥에 놓인 것에
전부를 맡기고 있다

눈뜨면 나를 보고
나의 하루를 맡긴다.

밥 한 끼는 못 먹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것

빨리만 오고 있는 세월이
더 빨리 가고

눈 뜨고 귀 열고
들을 소리 못 볼 것들을 보니

하루라도
나의 진정한 하루를 갖고 싶다

이렇게 살아도
저렇게 살아도 가는 세월

마음 편하게
그냥 살면서 가면 어떠할지….

마음의 향기

다시 태어나고 있는
꽃들이 시들어 죽을 것을 알면서

아낌없이 주고 가는
향기와 모습을 잃지 않고

어떠한 변명도 없이
그냥 피었다가 간 그림자처럼

내 모습의 향기는 무엇일까
향기를 쫓아가다

지친 피곤한 마음이
벌써 오고 있는 것인지

어지러운 세상이
향기를 가로막고 있는지

마음의 향기를 꿈이라도
꾸고 있는지

아니면… 포기라도 해서라도
그림자처럼 지워 버리고 있는지

적은 향기라도 꼭 잡고
마음의 위로를 놓치지 말아야지….

다른 사람의 꿈

다른 사람의 꿈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는지

내 꿈이 시들기 전에
나를 모른 척하기 전에

다른 사람의 솟구치는 용기를
뺏어 올 수는 없는지

가슴 뛰는 뜨거운 희망의 문에
골인할 수는 있는지

뛰는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함께 뛰고 싶다

누군가 외면하지 않는 손길이
오고 있기 때문에

지치고 지친 마음을
달래며 축배의 노래를 불러본다

마음먹기에 도달할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꿈을
내가 내 마음에 오게 하리….

어떨지….

날짜를 셀 수 없이
나를 떠나는 날들

꼭 잡아 놓은들
말 안 듣는 아이들처럼

조롱하듯 비웃듯
빠져나가는 시간들

단념이 나를 위로해서라도
위안하려는 듯하지만

세월을 붙잡지 못한 마음이
봄꽃 한 송이가 위로가 될까

미련한 생각을 밀어내며
푸념으로 마음 달래며

새로운 만남의 날들을
가슴 뛰게 바라며

동반자

모든 것을 잃어도
내가 사랑할 수만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는

한 번만이라도
이런 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행복이 찾아올 수 있을까

나만의 사랑이
아쉬움을 버리지 못한
사랑의 푸념일까

누구의 사랑이
요구하고 있는
기다림이 있기 때문인가

눈물과 아픔을
떨쳐 버릴 수 없어
혼자 간직한

견딜 수 없는
마음의 되풀인가
잊지 못하는 미련인가

간직한 사랑의
아름다움이
동반자로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오월의 웃음

오월은
가슴 뛰게 했지

믿을 것이란
땅에서 솟아나는 꽃들이

웃음을 잃어도
내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덮어주고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가겠다고

오래 기다리고
찾아온 꽃들

세상 일은
웃을 수 없어도

나를 보고
한 번이라도 마음 놓고 웃어 보라고

오월의 웃음이
너의 가슴에 오래 남도록….

누구를 닮아야 하는지

어머니를 닮아야 하는지
아버지를 닮아야 하는지

누구를
닮아야 하는지

좋은 것을 닮기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닮음이 없으면
어디서 좋은 것을 따다

내 마음에
닮아가면서 살아야 할지

스스로 닮음을 찾는 것이
무엇인지

하늘을 보고 찾아야 할지
땅속에서 진리를 찾아야 하는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고

누구를 닮고
살아야 하는지….

나도 모르게

허전한 마음이
어느 구석에서 있다가

뛰어나오는 것인지
나도 모르게 숨어 있었던 것인지

미움도 없고
사랑도 없어도

허전함은 늘 지니고 있지만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인지

누구에게
더 오고 더 가는지

지난 간 세월에
함께 보던 시간 때문인지

이유 없이 바라만 보고
흘려보내는 아쉬움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

허전한 마음은
바람 같은 것인지

이리저리 불면 따라가는
기약 없는 바람의 약속인지

또 한 번 느끼고 가는
마음인지… 나도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