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돌담길 돌아서 오며 가며
비를 맞으며

서로 아껴주며
우산을 받쳐주던 친구

진흙탕에
발이 젖어와도

구운 감자와 젖은 신발을 화롯불 위에
함께 구워가며

네 것도 내 것
내 것도 네 것 하면서 먹었던 친구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또 있을까 생각하면서

같이 걸으며
웃고 즐기던 친구

행복했던
날들의 친구를 볼 수 있을까?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들

뽀삐 강아지 눈이 마주쳐 왔을 때 손길이 오기를 기다린다.
CD 한 장의 선물이 들어주기를 기다린다.
음악이 넘치는 계절에 문자의 메시지가 회답을 기다린다.
또 무엇이 왔을까.

눈과 마음이 수없이 오고 가고 하루의 할 일을 빨리해야 풀린다.
잠잘 때도 숨은 쉬고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날아가듯 끝없이 가야 하는 눈길들과 마음들…
수백 개의 마음이 쉬고 갈 틈도 없이 마음의 갈등이 계속 오기 때문에 잠시 쉬고 싶다.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찾아올 수는 없는가 하는 마음들…
쉬고 싶고 잠시 머물며 가려 해도 보이지 않는 채찍질이 끊임없이 오는 현실이 마음을 재촉하고 있다.

자유 속에 묶어놓은 생활이 몸과 마음은 다르다 몸은 맡겨 놓은듯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자유 속에 살고 있다.
몸은 목적이 있고 마음은 목적을 자유스럽게 움직이며 언제나 바뀔 수 있다. 마음이 있다면 몸은 자연히 따라온다.
필요한 마음들을 지닌 쪽으로 마음을 돌리고 싶다. 기다려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언제나 마음과 마음이 재촉 없이 오는 마음의 소유자를 찾고 있을 날들이 온다면 피곤과 삶이 오래갈 수 있다.

기다려주는 사람은 행복하다. 행복을 만들기 위하여 애쓰는지도 모르겠다.

흔적

내 얼굴을 분장하듯
내 마음을 분장하듯

마네킹을 보는듯한 내 마음
새들이 지나간 시간들의

흔적 없는 날들처럼
뒤돌아 볼 수 없는 나의 모습을 그리워하는지

아직도 머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내가 나를 보는 만큼
긴 날들을 기억할 수 없는

이제내가
훌훌 벗어 버리고

나를 자유스럽게 놔 주었으면 하는
마음

하루라도
년 수와 관계없이

이대로 보낼 수만 있다면
누가 뭐래도 행복이 이런 것인지….

세월의 소리

소리 없이 오는 것이
세월입니다

마음에 꿈도 소리 없이
왔다가 갑니다

마음은 그냥 있지만
살고있는 날들이 늘어갑니다

언젠가는 올줄 안 세월이
오늘도 소리 없이 옵니다

세월의 소리가 있지만
들을 수 없는 것은 무관심 때문입니다

누가 들을까 봐 망설여지는 소리도
민망하며 오고 갑니다

소리가 있어도
들을 수 없는 것은 나를 잊고 있을 뿐입니다

나만의 간직한 소리가
감출 수 없이 오고 갑니다.

300회 시를 올리면서

300회 버릴 수 없는 시를 올릴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사랑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글을 내놓기보다 시를 쓰기보다
부끄럽고 가슴에 닮았던 얘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앞서 두서없이 쓰고 감히 독자들에게 보여질 때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훌륭한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더 염려되면서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300회 시를 쓴 자신에게 격려도 하면서
나무람이 앞서 더욱 분발하여 격려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며 외람 되게 올립니다.

영김 올림 2010년 10월 30일

마음의 끈

마음에도
끈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마음속에 끈이
있다고 느낄 때

기쁨과 즐거움이
어디서 오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흔한 끈이 아닌
끈을 당겨주고 끌어주며

잡아주고 감싸주는
사랑의 끈이

이처럼 끈질기고
길 줄이야

영원히 놓치지 않는
끈은

영원한 사랑의 끈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멀리 보냅니다

마음을 때때로
멀리 보냅니다

고향에도
친구에게도

가을이 올 때는
더 자주 보냅니다

가고 싶은 곳이
어디든지 망설이지 않고

높이 떠있는
구름 한 조각처럼

높이 나는
겨울 새처럼

생각이 어디든 갔다 올 때까지
기다림 없이

돌아올 때쯤이면
다시 오겠지

방황하는 마음이
이처럼 자주 올 줄이야.

뱃속에서 태어나
혼을 이어 가기에

너무 수고한 마음의 혼을
위로할 때쯤

이제 더 위로의 말은
무엇인가

혼을
남 달리 지키기 위하여

욕심뿐인
마음을

혼과 싸워가며
끝까지 놓을 수 없는 것인지

웃고 있을 세상 사람들의
얼굴이

초라하고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올 것 같은 세상의 혼이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것을….

버릴 수 있는 것을

내가 버릴 수 있는 것은
꿈을 방해하고

희망을 가로채는
마음이 있다면 서슴없이 버려라

새로운 마음이 들어올 수 있게
길을 터주어라

좁은 길 위에는
크고 넓은 마음이 들어올 수 없다

우리 몸에 세포가 자라듯
마음도 자라게 하라

나무들이
낮과 밤에 자라듯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꿈을 꾸어라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새로운 용기를 줄 수 있다.

의지 속에 마음

힘없을 때는
무엇이고 잡고 싶은 마음이

어느 때보다
빨리 찾아오며

말 한마디
다정한 눈길

마음을 열어 보여주듯
마음을 같이할 때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큰 것입니다

이미 내 옆에 나를
지켜주는 진심의 마음이 있기에

누구도 이와 같이
나를 필요할 때

의지와
마음 아픔이 없더라도

함께 같이할 수 있는
마음만으로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