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버린 얼굴

가을바람이
옷깃을 날릴 때

감추어진 여인의 웃음을
보았기에

짓궂은 바람이
마음을 흔들어 놓으며

갈대 바람처럼
책임 없이 흔들어 놓고

가버리면
누굴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울컥 내놓은 마음을
수습할 수 없어

잊고 있을 얼굴이
가을이면 오는지

인연이면 또 올까 하지만
낙엽 잎처럼 바람에 떠나가 버린 얼굴

이제는…
홀가분하게

가을 파란 하늘 위에
흰 구름처럼 후회 없이 날려 보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