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준비

빨간 단풍잎
나무 밑으로 걸어갈 때는

빨간 우산을
쓰고 가는 듯

함께 걸어야 할 임이
있어야 하지만

그림자뿐인
쓸쓸한 마음

누군가 내 곁에 있어만 준다면
다 못한 말 쏟아 내며

미루었던 사랑의 고백이
서슴없이 튀어나오련만

붉은 단풍잎이
더 아름다워지련만

가을이 안겨줄
큰 사랑이 건만…

말 없는 단풍잎에
하소연하지만

들은 척하지도 않으며
내년 가을이 다시 올 때까지 마음 준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