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발길

새싹이
터져 나오는 길옆에

꽃잎 하나가
철모르게 피어났다가

발길에
밟힐까 두려웠다

찾지 못하는 길을
태양만 쳐다보고 나왔다가

어디가 어디지 분간 못 하고
평생의 생명을 걸고 나왔다가

환한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돌아갈까 두렵다

바람에 날아온
씨앗이 정처 없이 떠다니다

모퉁이 길옆에 뿌려진
봄의 이름 모를 꽃처럼

혹시 세상에 나왔다가
실망할까 걱정된다.

다음에 올 때는
넓은 벌판에 피어 맘껏 즐겁게 살다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