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슴만이

잠겨진 문은
손끝으로 열 수 있지만

닫은 마음은
무엇으로 열 수 있을까

보이지 않게 걸어 잠긴 마음을
누가 열 수 있을까

숨겨진 마음이라도
움켜쥐고 있는지

따듯한 봄이 오면
눈 놓듯 녹으며 마음을 열겠지

처마 끝에
고드름 녹듯 살며시 열겠지

봄바람이 불면
그 바람 타고 제비가 오면 열겠지

부담 없는 임이라도 오면
스스럼없이 열겠지

내 마음을 몽땅
뺏어갈 임이 오면 열겠지

내 마음은 손끝이 아닌
진정한 가슴만이 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