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면 누구와
손잡고 걷고 싶으세요

눈이 내리면 누구와
손잡고 얘기하고 싶으세요

눈이 내리면 누구와
눈사람을 만들고 싶으세요

눈이 내리면 먼저 빨간 코트를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으세요

눈이 내리면 하얀 무늬의 장갑을
누구에게 전하고 싶으세요

눈이 내리면
병상에서 창밖을 바라봤을 때

주님이 오신 날을 기억하며
어린 예수님과 천사의 음성이

누구나 함께 손잡고 찬양하며
눈이 내리면 오셨지

눈이 내리면 더러운 것도
나쁜 마음도 하얗게 덮어 주셨지

눈이 내리면
모두의 마음을 깨끗하고 하얗게 하셨지

마음의 숫자

마음은 그냥 두면
안이한 생각에 빠진다
마음은 계속 움직이어야
새로운 마음으로 바뀐다

마음에도 숫자가 있다면
우선 사랑의 숫자로 채우며
미워하는 숫자보다
사랑과 감사하는 숫자로 채우고 싶다

나쁜 마음의 숫자는
뽑아 버리고
좋은 양질의 숫자로
마음에 담아보고 싶다

마음 구석구석
보석과 같은
진주와 같은
마음으로

누구도 탐낼 수 없는
빼앗길 수 없는
영원한 축복의 숫자로
가슴 안에 품고 살고 싶다

별빛의 사랑

누구든 좋은
마음이 머물고 있을 때는
이때쯤이면 오고 간다

밤하늘의 별들의 빛이
가난한 곳에도 외로운 사람들에게
더 머물고 있어야 하는

모든 사람의 고통을
들어주고 나누어 주는 마음을
찾기 위하여 인지

아름다운 눈동자를
별빛에 맞추며
이 밤이 지나기 전에 마음을 서둘러 본다

별빛의 사랑을 되돌려 줄 수 없어
간직했던 사랑을
주고 싶을 때 준다

종소리는 희망을 가져와요

눈이 오면 설레는 마음이 와요
종소리는 내년의 희망을 가져와요
크리스마스 캐럴은 젊음이 다시 찾아와요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아름다운 십이월

보고 싶은 것도 미워했던 마음도
다 하얀 눈으로 덮어요
오직 즐거운 마음이 자꾸 와요
그림을 봐도 음악을 들어도
웃는 얼굴들을 봐도

잊었던 친구의 크리스마스의 카드에
눈물이 왈칵 솟아났어요
기쁨과 행복을 동만 하시는 분은
누구실까요
누구에게나 오실 수 있을까요

지구 어느 곳이나 기쁨과 슬픈 사람도
외로운 사람들에게도
돌볼 수 없는 병든 사람들에게도
빠지지 않고 오실 수 있는지
꼭 크리스마스 때만 오시는지…

열두 달 삼백육십오 일에
이런 마음이 늘 올 수 없는지,
늘 기쁨과 희망을 주시는 분의 마음을 닮아
누구에게나 옮겨 가며
내 마음도 주님이 주셨으면…

부드럽게 하니까

눈물이 왜 있는 줄 아세요?
나를 부드럽게 하니까

웃음이 돼 있는 줄 아세요?
나를 부드럽게 하니까

사랑이 왜 있는 줄 아세요?
나를 부드럽게 하니까

용서가 왜 있는 줄 아세요?
나를 부드럽게 하니까

내가 왜 먼저 웃어야 하는지 아십니까?
강퍅한 마음을 녹일 수 있으니까

내가 왜 먼저 사랑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미움이 도망가니까

내가 왜 우리에게 마음을 주는 줄 아십니까?
아름답게 살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느끼고 있지만
누가 먼저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주님은 나를 유심히 보시고 계시네
우리들의 부드러운 마음은
주님도 좋아하시는 마음 중의 마음입니다

아침이 올 때

아침이 올 때
어젯밤 꿈을 꾸었어요
양팔을 높이 들고 감사와 함께
소리쳤어요

아침이 올 때면
매일 이 시간처럼 자신 있게
소리치며 해냈다 믿음으로….
용기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이 아침의 태양이
이처럼 크고 당당하게
마음에 자신을 꿈꾸게 했어요

이 아침이 오기 전에
또 잡고 잡았던 꿈을 놓치지 않고
간직한 소망이
자신을 만들어 주었어요

이 아침이 오기 전에
꿈속의 희망이 매일매일
자신 있게 다가왔어요
오늘 이 아침에…

만날 사람은 없어도

누군가 만나고 싶은 초겨울
검은 코트에 빨간 목도리를 둘러도
무심코 지나가는 눈길들
긴 부츠를 신은 것이 속은 들여다보이지만

간직했던 마음들은
어느 만큼 멀어져 있고
부끄럽게 쳐다보는 눈이
마음을 둘 곳을 잃은 듯

한 번쯤, 아니 몇 번이라도
마음은 젊은 사람들의 모습에
빠지며 마음이 순서 없이 섞어가며
겨울의 찬 바람과 함께 걸어도

속마음인들 들추어 내지 않는다면
두려울 것이 없는 초겨울의 마음을
무심히 던져 보는 것이 만남의 약속 없는
초겨울의 마음일까

기다리고 있지 않을 차 한잔의
빈 컵이 가장 가까운 친구의 모습을
그리며 예고 없이 달려가는
따뜻한 차 한 잔일까?

싫어도 해야 하고
가야하고 다시 눈을 떠야 하고
입에 물을 축여야 하고

삶이란 뚜렷한 것을
채우지 못해도
서둘러야 하고 쫓아가야 하고

또 다른 삶을 핥듯이
찾아보지만
다람쥐의 쳇바퀴처럼

뒤돌아 오곤 하는
동굴 속을 찾는
발자국처럼

뿌리칠 수 없는
삶 속에
마음을 달래보기 위한

또 다른 삶을 겨냥하기 위하여
달려올 만큼 다가선
희망을 잡아 보려고

긴 시간의 역사를 쉽사리
놓아 버리지 않고
마음에 지녀온 꿈이 있기 때문이다

E-메일

눈을 뜨면
반기든 싫든 눈을 마주쳐야 하는
랩 탑을 열어 보는 것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인가

모임도 많고
일도 많고 이유도 많고
담아 놓은 글보다
들어주어야 할 사연뿐

찢고 찢어가면서 썼던 편지 속에
연인의 사랑의 글들이,
돌아올 수 없는 펜 대 끝의 사연이,
결코 묻혀버리는 있는 것인지

서둘러 사는 문명의
희생이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내주며
감당하기 힘든 것들인지

곱게 지녀온 마음이
문명에 굴하지 않고
세월이 변해도
쓰고 싶을 때 펜대를 들어본다

떠날 수 있는 걸까

긴 세월이지만
떠나는 시간을 길지가 않다
남는 건 아쉬움과 그저 지난날들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몇 번 만나고
몇 번 얘기하고 해가 지나고 보면
알 것 같지만
이유없이 떠나는 걸 보면

만남에서 시작하여 떠날 준비의
마음을 준비 못 했을 뿐
떠나고 보냄을 익숙지 못한
유달리 마음에 묻어 놓고 있기 때문인가

처음부터 만남의 기대보다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마음을
누구나 지니고 있음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냉정한 마음을 모른 채
아끼고 아꼈던 마음의 아픔을
더 간직한 탓일까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마음이

또 겪어야 하는 것일까
헤어지는 만남보다
자주 만남의 얼굴들이
마음에 언제나 가득 채워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