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가리

내가…… 내려 놓고 가려 해도
지고 가리

벗어 놓을 수 없는 것들을
짊어지고

마음먹기에 따라
먼 길도 가깝고

내가
지켜온 포기하지 않은 용기

떠나지 않고 감싸주며
토닥거리며

꿈이
또다시 안겨준다

버티고 있는
새로운 각오 속에

솟아나는
힘이

끊임없이
닿아온다

내 가슴에
새롭게……

하늘에서 땅에서

솟아 날 구멍이
있을까 하여

바라만 보는
곳이

땅에 있는지
하늘에 있는지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채워 놓지 못한
마음 한구석도

뒤척거리며
가야 하는 날

머리는 못 바뀌어도
생각은 바꿔 놓아야

실낱같은 꿈이라도
미련이 달라붙어야

끈질기게 매달려 보는
정성이 지긋하여

하늘에서
땅에서 도와주시는지……

가버린 손

어느 날
손 한 번 잡아보지 않고

내밀어 보지도 못한 채
가버린 손

마음의 손은
달려가고 싶었지만

거절도 없이
대답도 없이 떠나간

이 겨울이
유난히 차갑고 쌀쌀하다

찾을 수 없는 너의 손
내 손에 눈이 내리고

포근한 눈이
너의 마음같이 잊을 수 없어

다시는 볼 수 없어도
늘 보고 있는

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몰랐어요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갈 줄은

하루의 날짜를
쪼개 보니

무엇 때문에
머물고 있어야

이 꿈
저 꿈 꾸다가

두 갈래 세 갈래 흩어져
수습도 못 하고

스스로 달래 보는 마음
누가 알까 봐

돌아서 감추고 있는
속 사정

돌아설 수 없어
다시 꿈꾸며

그래도
혹시 몰라 꿈은 남겨 놓아야

시계는 간다

심장은 뛰고 있다
두근두근

지치고 힘들어도
시계는 간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멈출 줄 모르며
뒤돌아보지 않고

어둠 속 두려운 날이 와도
앞을 보고

순간순간마다
용기를 잃지 않고

밝은 날을 기다리며
가슴 뛰게

오는 날 가는 날이
꿈을 꾸며

똑같이
뛰는 심장 소리와 함께

시계는 간다
나와 함께

인연

조각조각
붙여놓고 있는

떨어질 줄 모르는
긴 세월의 인연

잠시 쉴 곳을
더듬어 보지만

인연의 끈이
놓아주지를 않는

한쪽으로 몰아가는 생각을
둘로 나뉘어

한쪽은 웃고
한쪽은 버리며

채워 가는 날들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기다리고 있는
꿈이

지쳐 있는
마음을 달래 보려고

지금이라도
달려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