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바람

9월의
바람은

기억을 몰아치며
어지럽게

생각할 기회도 주지 않고
쉴 사이도 없이

한 번이라도
진정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마저

사정없이 뺏어가며
할 말 없이

책임 있는 마음은
어쩔 수 없이 숨겨 두고

속마음이라도 떨쳐놓을 수 있는
누가 있을까

없으면
있을 때까지 기다려 보지만

혼자만의 즐거움이
혼자만의 기쁨이

위로 받을 때
누가 뭐라고 해도

9월의 바람이
훈… 훈하게 불어온다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나의 사랑은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
빼앗기고 싶지 않은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

탓하지 않으며
아프게 하고
눈물 없는 사랑으로 웃을 수 있고
손잡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단 한 번이라도
서로 떠날 수 없는
두 마음이 하나가 되어 아픔이 있어도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누구도 나눌 수 없는
마음으로 하나 되어
산처럼 바다처럼
하늘의 별처럼 빛이 되어 너의 눈에 비춰줄

나에게는 주는 사랑만
생각할 줄 아는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랑이 먼저인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랑으로

무엇을

몇몇 발자국의 앞에
마음 둘 곳을 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순간순간 마음이 바뀔 때
방향을 잃어가는

때에 맞춰 마음을 쓰려 하니
맞지 않은 마음은
누구의 탓인지

마음은 내가 지켜온 나의 예술이다 나의 존재이다
나의 역사이다
백 년이 지나서야 보이는 듯한 인생
침묵보다 용서를 할 수 있는 마음이
나의 최대 선물이다

동반자

생각을 동반하는
사람이 있으면 즐겁다

어디에 있던지
마음으로 생각으로

짜증 나는 생각을 멀리하며
생각만 해도 힘이 된다.

좋아하고 있다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즐겁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있어만 줘도

매일 즐겁고
마음의 이상적인 생각을 준다.

두 사람보다
세 사람이 좋고

많을수록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좋다

나도 좋고 너도 좋고

나를 보는 듯한
모습에 고개를 돌린다
눈물도 있고 아픔도

또 남아 있을 것이 무엇인가
끈질기게 마음 한구석에
욕구에 미련이

누구와 경쟁이라도 하듯
달리고 달렸던
내 모습일까

아직 떨쳐 버리지 못한
기회가 남아 있을까 하는
미련의 도전일까

지워지고 있는 날들이
생각에 맞춰보지만
생각뿐인 것을

남은 것은
나의 배려와 이해가
나의 선물일까

위로하며 이유 없이
나서지 말고
할 말이 있어도 뒤로 미루고

인색한 칭찬은
지금 때이니
아끼지 말고 쓰면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잊어버린 날이

몇 번이고 내려놓아야
나를 볼 수 있을 날이
다 내려놓아도 볼 수 없는

구름 위에 하늘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에서 볼 수만 있다면

내가 볼 수 있는 날은
무엇일까
숨 쉬는 날이 내 날이고

눈 뜨고 보는 날이 내 날이고
입을 열고 먹는 날이
내 날이다

생각하고 있는 날이
내 날이고
잊어버린 날이 내 날이다

기억하는 날보다
잊지 못하는 날이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날이
오늘이 됐으면 한다

잊어버린 날보다
잊어서는 안 되는
진실한 삶이 되는 날이

나는

나는 너의
마음이 되어 주지 못한 것이
아픔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나는
두려움이 오는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어
멀리 바람을 타고

떠나는 구름 한쪽 끝을
바라보고 있는
책임 없는 마음을 보내고 있는
부담 없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는

내가 네 마음이 될 수 없고
네가 내 마음이 될 수 없는
서로의 마음이 다르지만
때로는 내가 네 마음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인들 아까움이 없는
마음을 주고 싶고
헤아려 보려 하지만
나는 나뿐인 것을

어쩔 수 없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을 아픔을
누구도 나뉠 수 없이 가고 있을 뿐

바람아

바람이 자주 불면
봄이 온다.
힘껏 바람을 불어 꽃향기를 날리며

바람이 불면
마주 보는 나무들과
서로 얼굴을 보며

밀렸던 이야기를 나눈다.
바람 없는 나무는
충동 없는 시련을 맛보지 못하며

그냥 머물고 있을 뿐이다
바람아 불어라
희망과 꿈의 바람을

우선 나에게
힘찬 꿈으로 불어다고
끊임없이 불어다고

오월

동그라미 쳐 놓고
얼굴을 그리며
동그라미 속에 눈썹을 그린다

입도 그리고
코도 그리며
팔다리도 그려본다

친구와 어깨동무하고 산으로
가야지 하며
마음을 그린다

동생도 따라오며
손잡고 가는 모습을
그린다

엄마도
팔을 잡고 끌며
나도 가야지 하고 나선다

아빠도 섭섭했는지
먼저 앞을 달리며
손짓한다

오월은
나의 날이라고
오월은 가정의 날로

모두 손잡고
웃으며
산으로 달려간다

오월의 길

달리고 싶은 길이
여기저기 마음을 갈라놓는다.
수시로 바뀌는 마음이 더욱 빨라진다.

마음이 종이 한 장처럼 바람에 나르듯
가볍게 수시로 흔들리며
뿌리 없는 나무처럼

한철 피었다 간 꽃처럼
방끗 웃고 간 철새처럼
흐름에 맞춰

손님처럼 왔다가
언제나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닌
멀리 떨어져 있는

굳이 잡고만 있는 마음이
어울리지 않은
나의 길

이처럼 옷자락이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가는
혼자만의 길

오월의
아름다운 꿈은
어느 곳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