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언덕

한 달이 먼저 가든지
늦게 가든지
6월의 고비를 넘기고 싶다

벌써 허리를 반달쯤 꺾고 가는 달
나에게 하루가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

감당하기 어려움이
따라다니며
마음을 잡을 수 없다.

거울을 보아도
나의 얼굴빛이
맑지 못하고 두려움이 있다

기다림이 없는 약속 없는
임의 그림자처럼
올 것 같으면서 오지 않는

호흡이라도 같이하며
위로할 말이라도
나누고 싶지만

미쳐 만들어 놓지 못한
하소연에 가슴
언제 풀어놓아야 할지

오월의 마지막 날들

오월의 꽃향기를
담지 못하고 떠나간 시간들
화상 속에 담긴 꽃향기는 아무리 좋아도
향기가 없는 꽃

눈으로 보기만 하고 손끝으로
아무 감각을 모른 체
오월을 훌쩍 보내고만 아쉬움을
또다시 오늘 같은 오월이 올까 봐

내 마음이 싫어진다
마음마저 말라버린 산과 들의 향수를
고마움을
잊고 보내야 하는 오월

다시 올 때는
마음부터 준비하여
마음껏 오월의 향수를
후회없이가슴에 담아보리

오월의 마지막 날들이
향기 없이 떠나버린 마음을
파란 하늘 구름 위에 날려 보내며
따듯한 마음으로 오월을 다시 품으리라

오월의 꿈

임은 볼 수 없어도
임이 꺾어주던 꽃은 오월이면 온다.
모습조차 잊고 있지만
따뜻하고 향기로운 꽃은 날 잊지 못하고

그날의 약속을 기억하고
그날의 꺾어주던 꽃은 위로가 될까 하여 찾아온 것인지
죽어도 또 다시 피어
나의 곁으로 올 수 있는 꽃이 되어

나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
일 년을 하루 같이 기다리며
믿을 수 있는 것도
믿을 수 없는 것도 몇 번이고 지나가야

진정한 행복은
길게도 짧게도 오고 가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꿈이
마음에 오래 담고
꿈을 꾸며 오월에 또다시 담아 보는지…

바람아

바람아
나에게
아름다운 색깔을 주렴

파란색
노란색
하얀색

색깔 따라 살련다
올해는 파란색
하늘처럼 넓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년에는
노란색
부드러운 마음으로 평화스럽게

후년에는
하얀색
누가 쳐다봐도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365일 희망찬 날이
매일 매일 왔으면
욕심 없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마음도
네 마음도 꿈꾸며 살고 싶다
오래오래 마음 편하게

향상 떠나지 말고
내 마음에
오랜 친구처럼….

나는 부자다

마음의 부자가 되기 위하여
나는 지금
일에 충실할 뿐이다

핑계를 삼지 말라
어떤 이유든
나의 방해자다

조건이 있어도 없어도
기회를 놓치지 말라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준비한 기회는
마음에서 온다.
늦어도 늦다고 생각지 말라

후회하기보다
후회하기 전에
나의 마음을 움직여라

후회는 스스로 만들지 말라
인생은 결과다
노력한 만큼 꿈이 온다.

나는 부자다
건강이 부자다
마음이 부자다

바람아 내 마음도

바람이 불면
나와 함께 불어다오

어디고
날아가고 싶은 것이 꿈이란다

이곳저곳
꽃동산에 앉자 꽃잎을 날려

모두 에게 꽃향기를 뿌려
마음을 달래고 싶다

바다기에 불면
돛단배와 함께 떠나고 싶고

마음의 바람이 오면
막혔던 가슴이 뚫어지고

시원한 바람아 내 마음도
오고 가며

바람아 불어다고
오월의 하늘 아래

내 마음도 함께
불어다오

그대가 있다 하여

그대가 있다 하여
쫓아가 봤지만

있는 것은 바람뿐이
바람만

그대가 있다 하여
모든 것을 뿌리치고 가봤지만

그림자도 남기지 않고
떠나간 그곳

나의 초라한 마음만
남겨두고

또 찾아갈 곳이
어디인지

그대 있다 하여
고백할 마음마저 잃어버린 체

돌아온 마음은
봄바람뿐인지

꽃냄새

꽃은 흙냄새를 맡고
벌써 봄을 준비했다

땅속에서 화장을 하고
분단장을 하고

언제부터인지
바라보는 임을 보려고 왔는지

아니면…
꼭 만나서 할 말을 남겨두고

얼굴을 보려
무거운 흙을 헤쳐 가며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리며 달려왔는지

임이 내 꽂을 꺾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겨줄 수 있는지

혹시… 내 얼굴을 모른 체하시면
다시 돌아갈 수 없어도

나는 봄이 좋아
웃고 있는 얼굴들을 그리며 왔는지

새싹의 소리

새싹의 소리가
내 마음을 조금씩 두드리고 있다
어느덧 마음속엔 봄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은
꼭 문을 닫아 놓은 것처럼
닫고 얼굴조차 내밀지 않고

지금이… 몇 월달인지
지금이… 며칠인지
아리송하게 묻고 있다

새싹이 터져 나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봄바람이 왜 부는지

나뭇잎들이 서로 보며
입 맞고 얼싸안고
어울려 사랑의 꽃을 피우고

향기가 코끝에
와 닿으며
봄의 소리가 나팔 불고 있다

나도 모르게
몸의 기지개를 틀며
두 손 높이 쳐들고 기지개를 켠다

한 번만

한 번만 다시 태어나 살아 봤으면
한 번만 더 젊어 봤으면
한 번만 더 기회가 온다면

이렇게 되돌아올 수 없는
후회는
누구도 나눌 수 없는 나의 몫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긴 날의 삶
훌쩍 가버린 시간들

무엇을 위하여
아직도 머물고
꿈을 꾸고 있는지

한번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용트림을 틀어서라도
발돋움해보고 싶은 것인지

하지만
버릴 것을 버릴 때
지금만큼 행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