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무

나무도
생각이 있을까

나무도 자기표현을
할 수 있을까

마음으로
몸짓으로

빨간 옷으로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파란 하늘 위에

새들과 함께
노래하며

가을 산
단풍잎에 쌓여

갈 길을 잃어버린
송아지처럼

어디로 갈지
헤매고 있을까

우리도 가을 산에 묻혀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

시원한 팔자

찌그러진 얼굴이
나의 얼굴이라고

찌그러진 얼굴을
예쁘게 만들 수 있다고

나의 얼굴과 마음이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을 때

팔자도 피고
웃음도 있고

겉으로 웃고
마음으로 웃고

막혔던 팔자도
시원하게 뚫어지며

웃으면
나도 모르게 복이 와요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이 풍부하며

웃으면 좋은 팔자를 몰고 옵니다.
웃으면 좋은 팔자를 만들어 갑니다.

막을 수 없는 사랑

배속에서부터 줄을 이어
인연을 맺고

세상 밖으로 나와도
땅속에 묻힐 때까지

서로 호흡하며
마음이 오가며

셀 수 없는 마음이
왕래하며

끝이 없는 사랑은
끝이 없는 사랑 하며

누가 막을 수 없는
혈육 간의 인연이 있기에

또 한 분의 사랑이
있기 때문인지

막으려야 막을 수 없는
사랑 때문이지

떼어놓을 수 없는
주님의 사랑 때문인지

10월 마지막 날

파란 하늘이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온다.

맑고 고운
너의 파란 빛이

내 마음에서 떠나지 말고
언제든지 함께 했으면

제비 등에 업혀
하늘 위를 날며

황금 물결의
보리밭을 지나며

빨강 감나무에
쉬었다가 가듯

근심이 있거든
10월 마지막 날에 솟아 버리고

이달만큼은 마음에서
자유스럽게 살았으면….

꿈을 뿌려라

지치고 힘든 마음이 있을 때
꿈을 뿌려주는 사람을 찾고 싶다

믿고 있는 꿈들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나의 힘이 될 용기를
나의 힘이 될 꿈들을 꿈은 한 곳에만
있는 게 아니고 마음을 넓혀라
꿈은 땅과 하늘 위에 있다 이달에 올지
내달에 올지 꿈을
잃지 않으면 성공이다 마음을
잃지 않으면 성공이다 내가 먼저 꿈을
사람들에게 뿌려라….

보름달

팔을 벌려
가슴에 안아보고 싶었던 달

달을 보면
마음이 움직이며 사랑이 오던 달

보면 볼수록
속삭이고 싶었던 달

언제부터는…
당당하게 쳐다봤던 달이

쳐다보기가
민망하고 측은해 보이며

달 속에 꿈은
어디로 갔는지

강물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처럼
나의 미련을 물 위에 더 보내야 하는지

나뭇잎 끝에 달린 달을
떳떳하게 쳐다볼 수 있을까

언제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보름달을 쳐다볼 수가 있을까?

바람아 멈추어다오

솔솔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며

언제 떨어질 줄 모르는
자신을 힘겹게 버티고 있다

바람이 소용돌이치며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잎들이

끝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는
나뭇가지에

실로 꽁꽁 묶어
달아놓을 수만 있다면

버틸 때까지
몸을 맡기고 싶다

믿을 것이란
하늘 위에 기도뿐

마음만이라도 희망을 안고
가슴으로 호소하고 싶다

바람을 피하고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바람아
멈추어다오….

고향 하늘

하늘을 늘 보아도
고향 하늘처럼 다가옴이 없다

산을 올라도
오솔길을 올라도 정다움이 없다

강물을 바라봐도
발을 담고 싶지 않다

인생을 살아도
무언가 잃어 버린 것 같고

마음 뿌듯이 다가오는 것이 없고
어느 곳이든 담아 놓을 것이 무엇인지…

여태껏 지내온 나를 찾으려 했지만
몸 둘 곳이 마땅치 않다

세월은 가끔 마음을 휘어잡아 흔들어 놓으며
도망가듯 사라진다.

가을 나무

혼자 있을 때
누구와 함께 속삭일 수 있을까

만나고 싶은
찾아올 것 같은 문자메시지

방황하고
두서없이 마음이 오고 갈 때

속고 있을 미련이
속삭임마저 외면할 때

이제는 상처의 마음을 떨쳐 버리고
별들과 속삭이면 어떨까

달빛을 안아보며
기대하지 못한 임보다

단풍잎 하나
물 위에 띄어보며

곁에 있을 나무와
쓸쓸함을 함께하며

속삭이듯
가을 나무와 속삭인다.

이 밤

마음의 허전함이
오기 전에

가을바람이
가슴을 울리며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

가슴을 달래며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도

오늘 밤은
그냥 지났으면 하련만

귀뚜라미 소리에
잠 못 이루며

창 넘어 달빛이
누군가 얼굴을 스치며

또다시 마음이
출렁거리며 잊으려 하지만

뿌리칠 수 없는
이 밤… 가슴을 울리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