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따라 쓸쓸한 것이
아니고
나이 따라
쓸쓸한 것이다
가을이 쓸쓸한 것이
아니고
떠나간 사람 때문에
더욱 쓸쓸하다
마음을 잃은 것은
세월이 아니고
사랑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음이다
잃은 것을
주워담아 보고 싶지만
쓸쓸한 마음은
벽에 걸어놓은 사진 한 장뿐이요
버릴 수 없는 글들
세월 따라 쓸쓸한 것이
아니고
나이 따라
쓸쓸한 것이다
가을이 쓸쓸한 것이
아니고
떠나간 사람 때문에
더욱 쓸쓸하다
마음을 잃은 것은
세월이 아니고
사랑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음이다
잃은 것을
주워담아 보고 싶지만
쓸쓸한 마음은
벽에 걸어놓은 사진 한 장뿐이요
단풍잎 하나를 꺾어
입가에 물어보지만
꺾어서 꺾임을 당하지만
너의 눈에 띄어서
나의 노래를 불러 주었으면 한다
흰 윗도리
주머니에 넣어보지만
혹시 붉게 물들까 봐
걱정이 된다
꺾어서 꺾임을 당해도
너와 나의 행복이 되었으면 한다
세상의 위로는 적어도
너와 나의 행복한 얼굴이
나누고 있는 것만도
즐겁고 행복하기에
이 가을이
더욱 아름답다.
일등을 빼앗길 수 없어 사는 사람
줄도 앞줄을 서야 하고
일등 아니면 참지 못하는 마음
손해는 봐도 용서는 못 하는 마음
양보보다는 먼저 가져야 하는 마음
누구로부터 유전된 마음일까
초년의 마음이 이렇게
길게 갈 수 있을까
중년의 마음이 이렇게
욕심으로만 갈 수 있을까
후년이 되어서야
일등도 아니요
이등도 아니요
삼등인들 어떨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지 말고 즐겁게 사는 것이 일등이요
다르게 산다는 인생을 보면
태양이 떠오르기 전에 움직이는 사람
다르게 산다는 사람들의 인생은
자신에 엄격하며
끝에 가서 웃을 수 있는 인생은
고난을 즐거워하며 꿈을 버리지 않는 사람
서로 먼저 머리 쳐들고 있기보다
우선 머리 숙이는 방법을 배우며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을
미리부터 주는 마음
다르게 산다는 것은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며
줄 것을 위하여 만들어 놓고
줄 사람을 찾는 것
다르게 산다는 인생은
태양을 일찍 보기 위하여 서둘러 움직이며
한 시간의 생각의 꿈을 매일 앞당겨
움직이며 꿈을 불러온다.
반 허리쯤
차오른 삶이
다시 차올라가야 하는
삶은 어디에 있는지
요령도 지닐 만큼은
알고 있지만
쫓아 올듯한
날들은 끝이 없이 재촉하고
쉴 틈 없이 오는 날들은
아쉬움 만이 뒤돌아보며
빠진듯한 마음은
요령과 마음으로만 해결할 수 없어
마음의 기도의 힘을
쉴새 없이 요구하며
지금의 반 허리쯤 삶을
다시 용기 있게 바라본다.
가을이 몇 번 오고 간들
송편 하나 입에 넣어주는 사람 없고
가을이 몇 번 온들
손잡고 산길 한 번 함께 밟아 보지 못하며
가을이 지나간들
겨울이 온 들
얼어붙은 마음을
누가 풀어 줄까
창 넘어오는 달빛은
차갑지만 하고
마음을 달래며 별들과 춤을 추며
흥겨운 밤이 아닐지라도
옛 즐거운 마음을 잊을 수 없어
마음의 한숨을 긴 밤과 함께 날려 보낸다
가을이 몇 번 온들
겨울이 다시 온들
허전한 마음의 날들이
오늘뿐 인가
발길에 밟히어도
자연 속에 몸을 감추며
또다시
푸르고 푸른 나뭇잎들을
세상 밖으로
내어 보내기 위하여
밟히고 고통을 맛보며
밑 거름의 즐거움을
스스로 견디며
소리 없이 묻혀야 했던 땅 위에
후회도 원망도 미련도
남겨놓지 않으며
다시 떠오르는 태양의 빛이
새싹을 보기 위하여
지루하고 야속한 마음도
한결같이 다시 볼 새싹을 바라보았다.
책 속에 가랑잎을 끼어
드리고 싶은 마음의 사람은 뉘일까
등 뒤에 들러 오는 듯한
목소리를 귀에 담으며
미루었던 얘기를 들러 드리고 싶었던 날
밀려오는 바람이 살며시 뺨을 치고 올 때
설레는 마음은 공중에 떠 있는
달 그림자처럼
어깨의 손을 살며시 언저올 것 같은
손길이
가슴 조이며 재촉의 마음은
얼굴을 붉게 하며
이 밤의 아름다운 별꽃 들이
나에게 마구 쏟아져 오는 듯
꿈을 깨고 싶지 않은 이 밤
꿈속에 깊이 잠들고 싶다.
또다시 찾아오는
쓸쓸한 마음이 오는 이만 때 가 싫다
마음 한쪽을 빼앗기는 듯한
허전함이 이유 없이 오기 때문이다
나뭇가지의 잎들이
이유 없이 떠날 때
초승달의 차가운 빛이
냉정하기만 보일 때
몇 개월 동안
얼어붙은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따뜻한 햇볕의 기운처럼
따뜻한 마음의 님이 오실 수 있을까
바라봐서는 안되는
님이라도…
바라볼수있는 마음이 있기에
여지껏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세월의 한숨보다
바라볼수 있는 님을 기다리며….
느낌이 와도
메마른 삶이 나를 비껴가는 것일까
느낌이 와도
가을 속에 나뭇잎이 바람에 날리듯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일까
느끼이 와도
닫아버린 마음처럼
좀처럼 마음은 열지 않을 것일까
느낌이 와도
내게 다가올 일들을
그냥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것일까
느낌이 와도
옛날의 나의 모습을
그냥 그리워 생각만 할 것인가
느낌이 와도
아무 감각이 없이
로봇처럼 그냥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느낌이 와도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을
그냥 마음에 그려보는 것일까
느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사람에게서 오는 것인가
자연에게서 오는 것인다
아니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가
누가 진정 갖다 주는 것일까
내가 찾지 않아도 오는 것일까
아니 진정한 느낌은
내가 스스로 찾는 것이다
스스로 찾고 느끼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동안 잠시 잊고 있을 뿐이다
진정한 느낌은 사람과 자연과 어떤 것보다
자신의 주님을 다시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