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돌고 있는

나이가 먹을수록
찾는 것은 화장실

주머니에
또 확인하는 약 봉다리
돋보기 안경이 있어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꺼낼 수 있다

꾸겨진 지폐 몇 장이
허기라도 채워가며

유일하게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은
손자의 사탕을 사주는 기쁨

믿을 것은 없어도
내 마음을 열 수 있는 권한이다

보고 싶고 바라는 것은 많아도
하루면 없어지고

생명이 긴 것인지
내가 긴 생명을 타고 낳는지

모두가 아쉽고 아쉬움만이
오래 머물다 가는 그리움이

맴돌고 있는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푸념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