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나의 고상함은
어디까지인지

치맛자락을
날리며 나의 우아함은

바람결에
날려 보내는 가을의 머리카락처럼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처럼
아름답다는

그림의 한 폭이
어디에 있을까

시집가기가
아깝다는 어머니 말씀

파란 새의 꿈이
너무 많았던지

잊고 있는 날들이
서운하고 아쉽다

하나의 아름다움을
잃으면 더 아름다움을 간직하기에

과거 보다 지금이
더 행복 한 것을….

하루의 작별

매일 작별할 수밖에 없는
하루를

얼마만큼 다부지게
보람 있게 보냈는지

아쉬워해도
또 올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보냈는지

먼 날의 기대보다
하루만이라도

뜻있게 알차게 보냈는지
궁금하기에

순간
순간마다

하루에 약속의 미래를
하루가 정하고 하루가 결정할 때

소홀할 수 없는 하루가
더 소중하여

하루의 작별을
더 아쉬워했는지….

마음의 준비

빨간 단풍잎
나무 밑으로 걸어갈 때는

빨간 우산을
쓰고 가는 듯

함께 걸어야 할 임이
있어야 하지만

그림자뿐인
쓸쓸한 마음

누군가 내 곁에 있어만 준다면
다 못한 말 쏟아 내며

미루었던 사랑의 고백이
서슴없이 튀어나오련만

붉은 단풍잎이
더 아름다워지련만

가을이 안겨줄
큰 사랑이 건만…

말 없는 단풍잎에
하소연하지만

들은 척하지도 않으며
내년 가을이 다시 올 때까지 마음 준비를….

마음

마음이 내 것이라고
하지만

남의 마음이 아프면
내 마음도 아프다

내 마음의
고통이 있어도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면

내 마음도
남의 마음도 함께 아프기 때문이다

내 마음은
나의 것이 아닌 주님의 것이다

나의 마음을
크게도 작게도 만드시며

내 마음을 크게도
작게도 사용하신다.

내 마음을
언제나 아름답게 사용하기를 바란다.

가을은 나를 철들게 한다

가을은
나를 철들게 한다.

생각할 수 있는
나를 보고 나서야

얼마만큼 가고
얼마만큼 가야 하는지

겉모양은 변해도
마음은 현실을 피하고 싶다

착각 속에서 사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

착각 속에
가고 있을 때

또 다른 마음을 찾고
또 다른 새로움 마음을 준다.

새로운 날이
새로운 달이 없으면

연속으로 살 수 있을까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가을은
나를 철들게 한다.

버릴 수 없는 마음

버린다고 버릴 수 있는
마음인가요?

버려도 찾아오는 마음
막을 수 없어

가슴에 품고 삽니다.
아픔이 있어도 슬픔이 있어도

지나가는 세월이 약이겠지 하지만
끝내 버릴 수 있을까?

아픔은 누구에게 오는지
기쁨은 누구에게 오는지

함께 오는지
나누어 오는지

불어오는 바람을
막을 수 없어

솟아오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어

가슴에 안고 가야 하는
마음이지만 웃고 갑니다.

버릴 수 없는 마음을
버릴 수 없어 지니고 갑니다.

익숙지 않은 삶이


익숙지 않은 삶이
나와 향상 맞서고있다
비켜가도 따라오며
짐을 지고가 듯 무겁다
벗어나고싶지만
누구에게 물어볼까
오직 자신이 알고있는 해답이
나의정답이다
하지만 비켜갈수는 없어도
쉬어가고 싶다
때로는 쉬어가는길이

가을 속에 찾고 싶은 사람

가을에
누군가 찾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굴까 생각해 본다

가을은
그리움을 만들어내는 계절일까
아니면 늘 찾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계절일까

쌀쌀하게 가을 바람이 밀어치듯
찾아왔을 때
감당하기 어려울 만치
스며들며 찾아오는 그 얼굴을
감추지 못하며

밀쳐내지 못하며 맞이해야 하는
그리움의 얼굴들이
마음을 휘어잡아 흔들어 놓곤 한다

가을의 나뭇잎이
뺨을 치고 달아날 때
또 당황하며 뺨을 달구어 놓고
도망간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뺏어가는
이 가을이
그리운 얼굴들만 맴돌다 가는
쓸쓸한 계절일까

바람의 낙엽소리와 함께
빨리 떠났으면 했지만
왠지 가슴 속에 던져놓고 가버린다

더 늙어지면 이런 것도 없겠지 하며
생각나는 사람의 얼굴들이
있는 것이 이 가을에 느끼는
행복일지도 모르겠다

잊고 싶은 얼굴

가을바람이
옷깃을 날릴 때

감추어진 여인의 미소를
보았기에

바람이

마음을 흔들어 놓으며

갈대의 바람처럼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하여

가버린 세월을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울컥 꺼내놓은 마음을
수습할 수 없어

잊고 있을 얼굴이
가을이면 오는지

인연 있으면
또 만나겠지 하지만

이제는…
홀가분하게

가을 파란 하늘 위에
마음을 날려 보내고 잊고 싶은 얼굴

감동의 사람들

단풍잎 하나가
감동을 주는데

말이 있고
눈물이 있는 나는

왜 감동을 주지 못하는지
누구에게나 주어야 하는 감동이

이미 말라 버렸는지
있어도 감추고 있는 것일까

줄 사람의 마음을
찾지 못하고 있는지

더 잃어버리기 전에

핏기없는 나뭇잎사귀 보다
가슴이 뛰는 감동의 마음을

누구에게 줄 수 있는지
서로 심장 맥박이 될 수 있는

감동의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을 줄 수 있는지